[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한국 축구를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히딩크 감독의 발언과 임직원들의 배임 혐의까지. 대한축구협회(KFA)가 위기에 몰렸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위기에 빠졌다. 협회가 거스 히딩크 감독과 접촉한 적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히딩크 감독은 이미 6월에 대표팀 감독직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고, 임직원들의 배임 혐의까지 더해지면서 여론은 최악으로 향하고 있다.

# “한국 축구를 위에 기여하고 싶다”는 히딩크 감독, 이미 6월에 접촉?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이 14일 오후 6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부임설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국내 언론사 유럽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 위해 어떤 형태로든 기여할 용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말이다. 한국 축구를 위해 감독직 복귀를 원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형태로 한국 축구에 기여하겠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다.

히딩크 감독의 복귀설은 지난 6일 처음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 5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축하를 받아야할 순간 '히딩크 전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여론이 급변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라는 대기록 달성 후 곧바로 히딩크 감독의 재부임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이고, 불쾌하다는 말과 함께 공식적으로 히딩크 감독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했다.

공식적으로는 접촉한 적이 없었던 것이 맞다. 그러나 비공식적인 접촉은 있었다는 것이 히딩크 감독의 주장이다. 히딩크 감독은 “협회와 공식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 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미 히딩크 감독이 6월에 비공식적으로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론이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협회의 주장과 달리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에 기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직접 전하면서 협회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미 히딩크 감독이 6월에 비공식적으로 접촉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 사면초가에 빠진 KFA, 임직원들의 배임 혐의까지

한 마디로 사면초가다. 히딩크 감독의 발언으로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 임직원들의 배임 협의까지 나왔다.

그동안 협회의 핵심인물로 자리해온 조중연 전 축구협회 회장(71)과 이회택 전 축구협회 부회장(71) 등 전 현직 임직원들이 축구협회 공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 전 회장과 이 전 회장 등 임직원 12명은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업무 추진비 등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로 약 1억10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해 12명의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4월 '대한축구협회 법인카드 및 업무추진비 집행지침'을 통해 골프장, 노래방, 유흥주점 등에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지만 이후에도 약 2천 46만원의 공금을 업무와 무관하게 쓴 것으로 밝혀졌다.

충격적인 소식으로 인해 축구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여기에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대한축구협회는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사진=게티 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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