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축구의 꽃은 역시 골이다. 그리고 그 뒤에 따르는 화려한 골 세리모니는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그러나 득점 장면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골 장면 뒤에는 팀 동료의 결정적인 패스와 움직임이 있었다. 빅 매치의 숨은 1인치와 결정적인 장면을 '정지훈의 트루패스(True Pass)'에서 '스루패스'처럼 속 시원하게 풀어낸다. [편집자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6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스토크 시티와 홈경기에서 발렌시아, 마르시알, 루카쿠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맨유는 리그 7경기 무패(4승 3무)행진과 함께 승점 50점으로 리그 2위를 지켰다. 또한, 맨유는 리버풀에 패배한 선두 맨체스터 시티(승점 62)와 승점 차이를 12점으로 좁혔다.

맨유는 지난 16라운드 맨시티와 맨체스터 더비에서 1-2로 패배했다. 당시 맨유는 ‘중원 사령관’ 폴 포그바가 징계로 빠져있어 어려움을 겪었고, 안방에서 당한 패배라 충격은 더 컸다. 이후 맨유는 리그에서 2연승과 함께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어진 레스터, 번리, 사우샘프턴과 맞대결에서 승리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큰 문제는 공격의 창의성. 중원과 2선에서 창의적인 패스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서 고전했고, 마지막 세밀함이 떨어지며 전체적인 공격력도 감소했다. 이에 주제 무리뉴 감독은 1월 이적 시장에서 창의적인 윙어를 영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현재 아스널의 에이스 알렉시스 산체스와 강하게 연결돼있다.

맨유 스스로도 변화가 필요했다. 무리뉴 감독의 선택은 포그바의 전진배치였다. 그동안 무리뉴 감독은 포그바를 3선에 배치하며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게 했지만 최근에는 조금 더 전진해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역할을 소화하고 있고, 프리 롤을 부여받으며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결국 무리뉴 감독의 이 선택이 맨유의 공격력을 살렸고, 스토크전에서도 엄청난 위력을 발회했다.

[매치 포인트] 포그바의 전진 배치, 목표는 중원 장악

맨유는 스토크전을 맞이해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지만 실제로는 4-1-4-1에 가까웠다. 마티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돼 포백을 보호하는 동시에 빌드업을 담당했고, 린가드가 처진 스트라이커 위치에서 공격을 전개했다. 여기에 좌우 측면에는 마르시알과 마타가, 최전방에는 루카쿠가 위치했다.

포그바의 위치는 마티치와 린가드의 사이였고, 프리롤 역할을 맡으며 공수 모두에 기여했다. 자유를 얻은 포그바는 공을 받아주고, 운반하고, 뿌려주며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에 때로는 과감한 슈팅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맨유의 측면 공격이다. 좌우 측면 수비에 공격력이 좋은 쇼와 발렌시아를 배치하면서 과감하게 오버래핑을 시도했고, 중앙 공격 성향이 강한 마르시알이 언제든 최전방으로 지원 사격을 나갔다. 여기에 마타도 중앙으로 이동해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했고, 발렌시아가 빠르게 측면으로 침투해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오른쪽에서 선제골이 나왔고, 포그바의 발끝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9분 포그바의 패스를 받은 발렌시아가 오른쪽 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매치 분석] 자유를 얻은 포그바, 경기를 지배하다

선제골 이후 스토크에 잠시 주도권을 내줬지만 전체적으로 맨유가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특히 포그바가 중원에서 정교한 패스 플레이로 중원을 장악했고, 3선이 아닌 2선에 위치한 포그바가 자유롭게 움직이며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추가 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38분 루카쿠의 패스를 받은 포그바가 곧바로 패스를 내줬고, 이것을 마르시알이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아 골망을 흔들었다.

확실히 포그바는 클래스가 달랐다. 2선에 위치하지만 때로는 3선까지 내려와 빌드-업을 주도했고, 정교한 장-단 패스로 찬스 메이커를 담당했다. 여기에 좌우로 뿌려주는 오픈 패스도 매우 정교했고, 맨유의 모든 공격은 포그바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맨유가 중원을 장악했다. 마타와 마르시알도 중앙으로 이동해 숫자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갔고, 쇼와 발렌시아는 과감하게 침투하며 측면에서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맨유가 쐐기골까지 기록했다. 후반 27분 마르시알의 패스를 받은 루카쿠가 문전에서 힘을 이용해 밀고 들어갔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맨유는 후반 34분 펠라이니, 래쉬포드, 후반 37분 맥토미니를 투입하며 안정적인 경기를 이끌었다. 결과적으로 승자는 맨유였다.

[매치 스타] ‘13경기 9도움’ 포그바가 올라가니 맨유의 공격력도 올라간다

MOM: 폴 포그바

경기기록: 90분, 2도움, 슈팅 2, 패스성공률 90.9%, 키패스 4, 드리블 4, 공중볼 1, 패스 77, 크로스 2, 롱패스 10(성공 8), 스루패스 1, 태클 2, 가로채기 1, 평점 8.46

이견의 여지가 없는 MOM이다. 맨유의 중원 사령관 포그바가 스토크전 공식 MOM으로 선정됐다. 포그바는 확실히 월드클래스 미드필더였고,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2도움은 물론이고, 경기 내내 창의적인 패스로 맨유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2선에서 전방으로 연결하는 스루패스는 칼날 같았고, 만약 맨유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면 더 많은 골이 들어갈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2개의 도움을 올린 포그바는 리그 13경기에서 3골 9도움을 기록하게 됐고, 데 브라이너(23경기 6골 9도움), 사네(21경기 7골 9도움)와 함께 도움 순위 공동 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포그바가 두 선수 보다 훨씬 적은 경기를 소화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또한, 포그바가 뛴 35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으며 기분 좋은 징크스까지 이어갔다. 결국 포그바가 위로 올라가니 맨유의 공격력도 살아났다.

[매치 리액션] 포그바, “맨시티 따라 잡고 싶다”

맨유 무리뉴 감독: 전반전은 좋지 않았고, 두 골만 멋졌다. 우리는 자신감이 있었고, 조직력이 있었지만 조금 느렸다. 상대는 세 명의 미드필더와 샤키리도 있었다. 우리가 압박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전반에는 상대가 찬스를 많이 잡았다. 그러나 우리가 두 골을 넣었고, 후반에는 더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아쉽게 많이 놓쳤지만 말이다. 후반에는 우리가 빠른 속도를 통해 공격적인 축구를 했다. 후반에는 마음에 들었다. 산체스에 대한 새로운 뉴스는 없다. 산체스는 여전히 아스널의 선수다. 미키타리안은 이적 시장이 열려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맨유 포그바: 맨시티는 1위고, 우리는 항상 그들을 잡길 원한다. 그들의 패배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었다. 이에 우리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다. 그들이 승점을 잃은 것은 좋은 일이다. 우리는 그들을 다시 잡길 원하고 그러기 위해선 다시 승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과거는 잊고 미래와 다음 경기를 바라봐야 한다. 우리는 오직 맨시티를 잡길 원한다. 우리 스스로에 집중해야 하고, 계속해서 승리를 유지해야 한다. 잘 될 거라 생각한다.

글=정지훈 기자

사진=맨유,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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