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아주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단 박주영 SNS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 이제 황선홍 감독은 결과로 모든 것을 말해야 하고, 이런 이유로 이번 대구전에 ‘올인’을 선언하며 필승을 약속했다.
FC서울은 21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8라운드 대구FC와 홈경기를 치른다. 현재 승점 6점으로 각각 10위와 11위에 머물고 있는 서울과 대구는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서울의 살아있는 레전드 박주영이 자신의 SNS를 통해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며 최근 부진한 팀 성적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이어 “저는 오늘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선수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피해를 보더라도 그것만은 지키고 싶고 그렇게 할 것입니다”며 2차로 글을 남겨 논란이 됐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박주영이 말한 2년은 공교롭게도 황선홍 감독이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2년이기 때문에 박주영이 황선홍 감독을 저격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두 번째로 올린 글에서도 구단 또는 감독을 저격하는 것처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일단 황선홍 감독은 박주영의 발언이 큰 문제가 없다며 논란을 수습했다. 황 감독은 “개인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팬들과 소통하는 것은 나쁘지 않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베테랑이기 때문에 팀에 대한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상황이 안 좋다보니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팀에 대한 애정을 선수가 가지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박주영의 글보다는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이미 이 문제가 기사화되며 서울 팬들도 많은 상처를 받았고, 팀 분위기도 어수선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시즌 초반 선수들에게 팀의 분위기를 헤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 박주영의 글이 처음 올라왔을 때도 같은 맥락에 말을 전했다. 다시 팀 분위기를 망치는 일이 발생한다면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서로가 힘이 됐으면 한다. 박주영의 메시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힘이 되는 메시지였으면 한다”며 단호하게 경고했다.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아직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더 중요한 문제는 서울의 성적이었고, 이번 대구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사실상 패배는 실패를 의미하고, 황 감독에게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경기다.
황선홍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고, 대구전에 올인을 선언했다. 황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는 없다. 대구전을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반드시 승리하겠다. 선수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떨쳐내고 우리의 경기를 해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위험 부담이 있더라고 승리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고, 모험적인 패스를 통해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 과감한 공격 전개가 필요한 시점이다”며 공격 축구를 약속했다.
이어 황 감독은 “다음 경기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대구전에 집중하고 있다. 만만한 팀이 없다. 홈에서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팬들에게 보답을 해야 한다. 대구전 한 경기만 집중하겠다. 살다보면 위기는 온다.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의 본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구전에서 이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생각이다. 1분 1초까지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압박감보다는 서울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든 마음을 달래주고 싶다. 그게 대구전이 됐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구전에 올인을 선언했다.
사진=윤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