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4년마다 열리는 축제도 막을 내렸다. 각 지역 축구강국들도 주최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선을 참가하여 예선통과를 못하는 축구강팀도 있는 월드컵은 본선무대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영광과 참가한 국가의 국민들은 축제에 휩싸인다. 참가를 못한 국가의 국민들도 함께 축제를 즐기는 것이 축구다.

아시아 강국에 속하는 한국축구도 아시아 예선을 힘겹게 돌파하고 감독도 교체되는 일을 겪으면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16강에 진출하지 못하고 예선 탈락했다. 하지만 예선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2-0으로 격파하고 축구강국 독일을 조 최하위로 끌어내리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이런 것이 축구다. 독일이 조별예선에 탈락했다고 해서 독일을 무시하는 축구팬들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독일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한국축구는 16강 진출에 실패해도 큰 충격은 없다. 하지만 앞으로 4년 후에 열리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통과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는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특징은 강에 오른 팀들 모두 유럽국가라는 점이다. 프랑스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예선탈락,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결승까지. 1994년 미국월드컵은 아예 본선무대도 밟지 못하고 예선탈락 하는 기록도 있다.

벨기에는 나라는 작지만 좋은 유소년 발굴 프로그램으로 우수한 선수를 육성하여 유럽 빅리그에 진출시켜 세계적인 선수로 육성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 본다. 영국은 세계프로축구 빅 리그인 EPL을 갖고 있으면서도 세계축구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리그를 통해 나름대로 선방하는 축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크로아티아는 작은 나라에 작은 인구를 갖고 있지만 주축선수들이 세계적인 팀에서 활약하면서 발을 맞출 수 있는 선수들도 같은 팀에서 활동하면서 효과를 극대화 했다고 생각한다. 크로아티아는 지칠 줄 모르는 지구력과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승부욕까지 겸비하여 축구 강국으로 손색이 없는 팀이 됐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남미축구팀이 틈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기술이나 테크닉은 좋았으나 선수들의 개인플레이가 강하고 응집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여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이며 무너졌다.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모두 세계적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한 선수로 버티기 어려운 것이 이번 대회에 흐름이라고 생각된다. 도리어 한 선수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팀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선수를 보유했다 할지라도 팀을 리더 해가면서 팀 조직력과 함께하지 못한다면 큰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이 축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 축구는 일본을 제외하고 모두 예선 탈락 했지만 과거와 달리 무력한 팀으로 인식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라 본다. 축구는 준비과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양한 스타일의 경기를 할 수 있다. 스타플레이어가 없어도 강팀을 물리칠 수 있는 것이 축구다.

앞으로 4년 후 월드컵도 중요하지만 우선 한국 축구의 풀뿌리인 유소년 축구와 프로 축구와의 연계성을 생각하면서 좀 더 발전적인 축구시스템을 운영하여 미래 축구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드컵이 끝날 때마다 반성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말이 터져 나오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한국축구를 지속적으로 인기와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과 지도자의 협력이 필요할 때라 생각한다.

글=최인영(용인축구센터 골키퍼 코치)

사진=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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