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기성용과 구자철이 은퇴했다. 이제 이 바통은 스페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기대주’ 백승호(22, 지로나)와 이강인(18, 발렌시아)이 넘겨받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이번 3월 A매치에서 볼리비아(22일, 울산), 콜롬비아(26일, 서울)와 맞대결을 펼친다.

벤투호가 다시 뛴다. 지난 1월에 열린 아시안컵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던 벤투호가 3월 A매치 기간을 맞아 볼리비아,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아시안컵 실패를 만회하는 것이 중요하고, 불붙었던 축구 열기를 다시 살리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일단 벤투 감독은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기성용, 구자철, 김진현 등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를 한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이강인, 백승호, 김정민 등 어린 선수들을 과감하게 발탁하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특히 이강인과 백승호의 이름이 눈에 띈다. 두 선수 모두 스페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축구의 기대주들이고, 이번에 처음으로 국가 대표팀에 발탁됐다. 무엇보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은퇴를 한 상황에서 이강인과 백승호에게 거는 기대감이 매우 높다.

# ‘역대 최고의 미드필더’ 기성용이 떠난 빈자리, 백승호는 기대에 부응할까?

누가 뭐래도 기성용은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미드필더였다. 유상철, 김남일 등 위대한 중앙 미드필더들이 있었지만 기성용만큼 유럽 무대와 대표팀에서 확실한 커리어를 남긴 미드필더는 그리 많지 않다. 기록이 말해준다. 기성용은 A매치 110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했는데, 이는 차범근(136경기), 홍명보(136경기), 이운재(133경기), 이영표(127경기), 유상철(124경기), 김호곤(124경기), 조영증(113경기)에 이어 역대 대표팀 최다 출전 기록 8위에 해당한다. 여기에 연령별 대표까지 포함하면 총 154경기에 출전해 16득점을 올렸고, 유럽 무대에서도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친 미드필더다.

그런 기성용이 대표팀을 떠났다. 이제 기성용의 빈자리를 백승호가 채워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무려 11년 간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기성용의 빈자리를 한 순간에 채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이런 이유로 백승호에게 거는 기대감은 매우 높다.

백승호는 자신감이 있었다.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백승호는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해 설렌다.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성인 대표팀은 항상 꿈꾸던 자리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백승호는 자신감 있게 자신의 장점을 밝히면서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에 녹아들겠다고 했다. 백승호는 "벤투 감독님이 어떤 축구를 한다고 듣지는 못했다. 세대교체의 책임감보다는 부름을 받았으니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스페인 라리가 무대에서 뛰면서 볼 터치와 패스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다.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대표팀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이다. 경기에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출전 기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 ‘미들라이커’ 구자철의 후계자는 ‘슛돌이’ 이강인

구자철은 한국 축구의 대표적인 ‘미들라이커’다.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지만 문전까지 과감하게 침투해 많은 골을 기록했고, 2011년 아시안컵에서는 득점왕까지 올랐다. 여기에 왕성한 활동량과 강한 투지를 바탕으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볐고, 때로는 창의적인 패스로 공격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이제 이강인이 이어간다. 물론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이강인은 정확한 패싱력과 센스 넘치는 탈 압박 그리고 정교한 슈팅력이 강점이다. 여기에 드리블 기술이 좋은 테크니션이다. 그러나 비슷한 면도 있다. 구자철처럼 중원 전 지역에서 활약할 수 있고, 발이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확실한 장점이 있는 미드필더다.

이강인 역시 대표팀에 처음 발탁되면서 “자신 있는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며 자신 있게 말했고, 구자철의 포지션에 새로운 후계자가 나왔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이강인은 “부담스럽다기보다 기회를 받아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열심히 해서 팀에 도움 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A대표팀 발탁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강인의 목표는 출전이다. 구자철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대표팀의 멤버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강인 역시 기대감을 드러내며 “공격형 미드필더로 많이 뛰었다. 벤투 감독님이 기회를 주시는 대로 열심히 뛰어보겠다. 기회가 온다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다졌고, 백승호도 "대표팀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이다. 경기에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출전 기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며 기회를 잡겠다고 했다.

기성용과 구자철의 은퇴로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벤투호. 그리고 두 전설의 후계자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백승호와 이강인이 등장했고,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쏜다.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