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대구] 이명수 기자= 지난해까지 대구FC에게 수원 삼성은 넘볼 수 없는 존재였다. 기업구단과 시민구단의 차이가 있었고, 팬덤의 규모도 비교할 수 없었다. 상대전적도 3승 8무 22패로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대구는 수원에 필적할만한 팀으로 성장했고, 0-0 무승부가 아쉬운 경기 내용을 펼쳤다.

대구FC는 26일 오후 5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3라운드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을 추가한 대구는 홈 7경기 무패행진(4승 3무)을 이어갔고, 4위를 유지했다.

경기 전부터 양 팀의 맞대결은 관심을 모았다. 1,000여명의 수원 원정팬들의 DGB대구은행파크 방문이 예정됐고, 킥오프 3시간 전 전좌석이 매진되며 대구의 올 시즌 다섯 번째 홈경기 매진 사례로 남았다.

양 팀의 뜨거운 응원전만큼 경기도 치열했다. 대구는 세징야와 에드가를 이용한 공격이 위력적이었다. 에드가의 마무리 부족으로 수원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지만 수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수원도 교체투입된 한의권, 오현규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며 득점을 노렸다. 결국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대구에게 수원은 넘볼 수 없는 상대였다. 지난해 5월 13일, 수원 원정에서 0-2로 무기력하게 패하자 대구의 주장 한희훈이 확성기를 들고 팬들에게 다가가 사과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을 다짐할 정도로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컵 휴식기 이후 대구는 한희훈의 공언대로 확 바뀐 경기력을 선보였다. 서울과의 2-2 무승부를 시작으로 상주, 제주를 상대로 연달아 2연승을 거뒀다. 하위스플릿에 내려왔지만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지은 가운데 울산을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ACL 무대를 밟았다.

ACL 출전과 DGB대구은행파크 개장이 겹치며 올 시즌 대구는 ‘대세’로 떠올랐다. 1만명이 넘는 평균관중을 동원 중이고, 발구르기 응원을 앞세워 K리그 최고로 꼽히는 수원의 응원에 굴하지 않았다. 경기 내용도 대구가 수원보다 앞섰다.

1년 전과는 달리 0-0 무승부가 대구에게 아쉬운 결과인 상황이 됐다. 경기 후 만난 한희훈은 지난해를 회상하며 “작년은 답이 안 나오는 시즌이었다. 그때 0-2로 졌지만 지금은 수원이 우리를 견제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하늘과 땅 차이이다. 이제 우리는 빅클럽으로 가기 위한 중간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희훈의 말처럼 대구는 수원이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로 성장했고, 이제 실력, 팬덤에서 밀리지 않는 팀이 됐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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