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축구에서 왼발잡이는 특별하다. 아무래도 대다수가 오른발잡이기 때문에 수비수들이 타이밍을 잡기 더 어렵고, 오른발 킥과는 다른 궤적에 매료되곤 한다. 특히 세계적으로 리오넬 메시, 라이언 긱스, 히바우두 등이 왼발을 잘 쓰는 선수로 통했다.

한국에서도 역대급 왼발잡이들이 존재한다. 왼발의 달인이라 불렸던 하석주, 택배 크로스를 자랑했던 이을용,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로 통했던 고종수,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까지. 많은 레전드들이 왼발을 잘 쓰며 최고의 선수가 됐다. 여기에 한 명이 더 추가된다. 바로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이다. 그렇다면 한국 최고의 왼발잡이들은 어떤 축구 인생을 살았을까?

#하석주

출생: 1968년 2월 2일, 경상남도 함양

신체: 174cm, 73kg

학력: 아주대학교 경영학 학사

별명: 왼발의 달인

통산기록: 258경기 45골(프로) / 95경기 23골(국가대표)

데뷔: 아주대 졸업 뒤, 1990년 K리그 드래프트에서 대우 로얄즈에 지명되었다.

활약: 데뷔 1년 뒤인 91년도에 국가대표에 처음 차출되었고, 93~94 시즌에는 국가대표팀에서의 맹활약으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94년 월드컵 1차 예선 8경기에서는 무려 6골을 넣으며 자신을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97년도 기량이 절정기에 달할 무렵에는 국가대표팀에서는 물론 소속팀인 대우 로얄즈의 3관왕을 이끌기도 하였고, 98년 월드컵 때는 대한민국의 월드컵 출전 사상 최초의 선제골을 멋진 프리킥 골로 장식하기도 하였다. 이후 일본에서 3년 간 활약하였고, 국가대표팀에서는 2001년까지 부동의 왼쪽 윙백으로 맹활약하였다. 2000시즌을 끝으로 포항 스틸러스의 유니폼을 입고 선수생활을 이어 나가다 2003년 공식적으로 은퇴를 하였다.

 

일화: 94년 월드컵 볼리비아전.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놓쳐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되어 정신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그 당시 찬스를 놓쳤던 왼발 슛이 한이 되어 왼발 킥을 매일 미친 듯이 연습하여 ‘왼발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주어졌다. 이후 하석주는 기량을 만개하여 국가대표에서도 왼쪽 미드필더로 자리를 꿰차게 되었고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일화2: 98년 멕시코전에서 프리킥 골을 넣고 난 이후 상대 선수에게 백태클을 하다가 다이렉트 퇴장을 받게 되었는데, 이 경기에서 팀이 패배를 하게 되었고 2차전 이후 차범근 감독이 중도 해임되면서 하석주는 계속 차범근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만 했다. 하석주는 2018년 6월 출연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차범근) 감독님한테 정말 죄송해서 무릎 꿇고 라도 사죄를 드리고 싶은데 앞에 나타나질 못하겠더라고요.” 라며 지난 20년간 차범근 감독을 피해 다녔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이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주선으로 차범근 감독과 20년 만에 재회를 하게 되었고 차범근의 품에 안겨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한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최근 근황: 2011년도 모교인 아주대 축구부 감독을 맡아 지도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12년 시즌 도중 공석이 된 전남 드래곤즈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K리그 감독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다. 14시즌까지 전남과의 동행을 이어 나갔지만 수도권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투병 중인 아내를 간호하기 위해 감독직을 사임하게 되었다. 현재는 모교이자 감독직의 첫 걸음이었던 아주대학교 축구부에서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을용

출생: 1975년 9월 8일, 강원도 태백

신체: 176cm, 69kg

학력: 명지대학교

별명: 을용타

통산기록: 345경기 13골(프로) / 51경기 3골(국가대표)

데뷔: 축구 명문 대학교 명지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1995년 철도청 축구단에 입단하면서 축구선수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활약: 1998년 상무 제대 이후 부천 SK에 입단하면서 K리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1999년 당시 허정무 감독 아래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하였다. 이후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하여 좋은 활약을 하였으며, 특히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축 멤버로서 활약을 하게 되었다. 당시 월드컵에서 2개의 어시스트와 3,4위전에서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 골로 국가대표팀에 오래 남을 명장면을 선사하였다. 월드컵 이후, 박지성, 송종국, 이영표보다 먼저 터키의 트라브존스포르와 계약하면서 월드컵 멤버 중 가장 먼저 유럽 리그로 진출하는 선수가 된다. 하지만 첫 해외 진출 때 현지 적응 실패와 부상으로 인해 다시 K리그로 복귀하게 된다. 안양 LG 치타스에서 활약하다 이듬 해 트라브존스포르로 재이적하여 리그 준우승에 일조했다. 2006년에는 FC 서울로 재이적하여 2008년 팀의 준우승에도 공헌하였으며, 트라브존스포르 시절 인연을 맺었던 세뇰 귀네슈 감독이 취임하자 팀의 주장을 맡기도 하였다. 2009년 이후 자신의 고향을 연고지로 창단된 강원 FC로 이적하면서 주장으로서 2011년까지 활약하다 은퇴를 하게 되었다.

일화: 2003년 동아시안컵에서 이을용은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12월 7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거친 플레이와 태클로 인해 단단히 열이 나 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었는데, 후반 12분, 중국의 리이 선수가 이을용에게 무리한 플레이를 감행하였다. 이 때 매우 분노한 이을용 선수가 손바닥으로 리이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했고 퇴장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을용타’ 사건이다.

최근 근황: 강원 FC에서 은퇴한 뒤, 3년 간 코치로 생활하다가, 청추대학교의 코치로 부임하게 되었다. 이후, 2016년 12월 FC 서울에 2군 코치로 합류하게 되었고, 2018년 4월 30일 황선홍 감독이 자진 사퇴하게 되면서 감독대행 자리를 맡아 첫 감독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잘 나갔던 초반의 기세와는 달리 시즌이 갈수록 부진한 경기력으로 인해 아쉽게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올해부터 제주의 수석코치로 부임하여 현재까지 최윤겸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고종수

출생: 1978년 10월 30일, 전라남도 여수

신체: 176cm, 81kg

학력: 금호고등학교

별명: 앙팡테리블, 왼발의 마법사

통산기록: 171경기 37골(프로) / 38경기 6골(국가대표)

데뷔: 학창 시절부터 탁월한 축구 실력으로 유명했으며, 김호 감독이 새롭게 창단하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를 맡으면서 고종수를 수원으로 데려오게 됐다.

활약: 입단 이후 어린 선수답지 않은 크로스와 센스 플레이 등으로 단숨에 수원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었다. 고종수는 안정환, 이동국과 함께 3대 트로이카로 불렸으며, 전국구 스타로 떠오르게 되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둔 2001년 한일 올스타 vs 세계 올스타 친선경기에서는 상대 팀 골키퍼 칠라베트르를 꼼짝 못하게 하는 멋진 프리킥골을 성공시키도 하였다. 2001 시즌에도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였지만 월드컵을 9개월 앞두고 전남과의 경기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 2002 시즌 이후 FA가 된 고종수는 핌 베어벡이 감독으로 있던 교토 퍼플 상가로 임대를 갔지만 감독과의 갈등으로 인해 6개월 만에 팀에서 방출되었고 무적 신분으로 지내다 2004 시즌을 앞두고 수원으로 복귀하게 된다. 하지만 수원에서도 팀 내 부적응 등의 문제로 결국 전남으로 트레이드되기도 하였다. 그 곳에서도 재활에 실패하였고, 2007시즌 대전에 입단하여 프로 무대에 복귀하였다. 대전에서도 마찬가지로 주장 완장까지 받았지만, 선수단을 무단이탈하는 등 각 종 논란과 구설수에 오르면서 2008 시즌 이후 씁쓸하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일화: 2008 시즌 대전과 FC 서울의 경기에서 고종수가 골을 넣고 무리한 세리머니를 펼치다 다리에 쥐가 나 실려 나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세리머니 포즈마저 요란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 세레머니 부상으로 인해 은퇴한 것이다 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 고종수 역시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공식 석상에서 언급하기도 하였다.

최근 근황: 은퇴 이후 매탄고등학교에서 코치로 지내다가 데뷔했던 수원 삼성에서 코치와 스카우터로 지내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K리그2의 대전 시티즌에서 1년 6개월 정도 감독 생활을 하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해임되었다.

#염기훈

출생: 1983년 3월 30일, 충청남도 논산

신체: 182cm, 78kg

학력: 호남대학교 학사

별명: 염긱스, 왼발의 마법사

통산기록: 431경기 87골(프로) / 57경기 5골(국가대표)

데뷔: 2006년 전북 현대에 입단하면서 프로에 데뷔하여 그 해 K리그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활약: 2007년에는 트레이드로 울산 현대로 이적했으며, 2010년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수원 삼성으로 이적하였고, 그 해 FA컵 우승에 일조하였다. 2011년 주장이었던 최성국의 승부조작 사건 연루로 인해 그를 대신하여 주장으로 선임되었고 핵심 선수로 활약하게 되었다. 2년 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수원으로 복귀한 뒤, 15년도에는 K리그 통산 최다 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현재까지도 수원 삼성의 주장으로 활약 중에 있다.

일화: 2010년 염기훈은 부인을 통해 백혈병을 앓고 있던 한 환우의 소원이 축구선수를 직접 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경기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환우의 병문안을 가게 되었다. 염기훈은 해당 환우에게 수원 유니폼과 월드컵 때 자신이 직접 입었던 유니폼에 사인을 해서 선물을 하였고 병원 측에 소아암 환우를 위해 사용해달라며 2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하였다. 이 외에 축구계에서 염기훈은 인성이 바르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2018 시즌 종료 후, 매너가 좋았던 선수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는데, 염기훈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최근 근황: 2018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수원 삼성 팬들이 염기훈과의 재계약 협상 진행을 기원하기 위해 SNS 상에서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 결과 구단에서 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염기훈과 2년 간 재계약을 완료하였다.

#이강인

출생: 2001년 2월 19일, 인천광역시

신체: 173cm, 63kg

별명: 슛돌이 에이스, 축구 신동, 한국의 메시

통산기록: 9경기 0골(프로)

데뷔: 2018년 10월 31일 코파 델 레이 32강 1차전 에브로전에서 정규 시즌 1군 데뷔 경기를 갖게 된다. 발렌시아 최초의 동양인 선수이자, 발렌시아 최연소 데뷔 외국인 선수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활약: 2007년 방영한 ‘날아라 슛돌이3기’ 에서 처음 모습을 보였는데, 이 때부터 축구 신동으로서 명성이 자자했다. 이후, 주변의 도움으로 스페인으로 건너가 여러 구단으로부터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발렌시아로부터 제안이 들어와 스페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2017년 12월 발렌시아 B팀에 처음 콜업 되었고, 그 해 시즌 총 11경기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성인 프로 무대 첫 시즌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2018년 7월, 발렌시아와 이강인은 바이아웃 8000만 유로에 계약을 4년 연장하는 것으로 재계약에 합의하였다. 2018-2019 시즌에는 발렌시아 1군에서 총 9경기에 출장하여 나이에 맞지 않은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시즌이 끝난 뒤, 진행된 FIFA U-20 월드컵에서는 2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경기마다 엄청난 맹활약으로 대한민국을 이끌고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두기도 하였다. 해당 대회에서 이강인은 대회 MVP인 골든볼을 수상하게 되었고 이는 U-20 월드컵 역사상 2번째로 어린 나이로 수상한 기록이다.

일화: 이강인은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이다. 이러한 이유로 U-20 월드컵이 끝난 직후,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6월 30일, 많은 팬들과 U-20 국가대표 동료를 보러 인천 유나이티드의 홈경기에 방문하기도 하였다. 이 날 초청은 김진야의 아버지가 이강인의 아버지와 같은 조기 축구회에서 뛰었던 경험 덕분에 무난하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최근 근황: 발렌시아 프리시즌 세 경기 연속 출장 중. 7월 21일 AS모나코, 24일 FC시옹에 이어 29일 스포르팅 리스본 경기에 출장했다. 그러나 이강인은 계속해서 경기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팀에 임대나, 완전 이적을 고려하는 중이다. 다만 발렌시아는 이적불가에 대해 강경한 입장. 최근 가장 유력한 임대지로 알려졌던 레반테UD에서 발렌시아의 이강인 출전경기 수(최소 20~25경기) 보장을 거절하며 임대이적이 무산된 분위기.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계약은 2022년 6월까지다.

사진=윤경식 기자,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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