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 2019시즌 흥행 대박을 친 K리그가 경기력 향상뿐만 아니라 팬들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로 다가섰고, 경기 일자와 시간대 분산을 통해 일주일 내내 K리그를 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K리그가 흥행 대박을 쳤다. K리그가 이번 시즌 총 237만 6,924명의 관중이 입장하며 2013년 승강제 출범 이후 최초로 K리그1,2 총 누적 관중 23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시즌 대비 51.3%가 증가한 수치였고, 특히 K리그1은 평균 관중 8000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즌 총 누적 관중이 230만 명을 넘은 것은 승강제 도입 이전인 2012년도(238만 2,070명)가 마지막이다. 또한, K리그1 총관중이 180만 명을 넘은 것은 2014년 이후 5년만이고, K리그2 총관중이 50만명을 넘은 것은 2013년 K리그2 출범 이후 최초다.

흥행 요인은 여러 가지다. 가장 큰 요인은 경기력이었다. 일단 전력이 평준화 되면서 전북과 울산이 역대급 우승 경쟁을 펼쳤고, 서울과 대구의 3위 싸움도 치열했다. 여기에 인천-경남-제주의 강등권 싸움도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고, 부산의 부활도 흥행 요소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노력도 빛났다. 연맹은 2011년 이후 8년 만에 ‘5분 더 캠페인’을 부활하며 재미있는 경기, 의도적 지연이 없는 경기, 90분 동안 끝까지 경기장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는 열정적인 경기를 독려했는데 이것이 의미 있는 결과물로 연결됐다.

# 일주일 내내 즐기는 K리그, 경기 일자와 시간대 분산으로 ‘노출 증가’

K리그의 흥행은 경기력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연맹은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먼데이 나이트 풋볼’을 통해 월요일에도 K리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K리그1 무대에서 ‘프라이데이 나이트 풋볼’ 신설해 새로운 로고와 홍보 영상을 소개하며 금요일 경기를 브랜드화를 시도했다. 여기에 수요일에 열렸던 주중 경기는 화/수요일로 최대한 분산했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Boxing Day를 모티브로 K리그 ‘빡신 데이(Boxin Day)’로 홍보했다.

효과는 있었다. 경기가 열리는 날과 시간대를 분산하자, 중계방송편성 횟수와 언론 노출이 증가했고, K리그1 빡씬데이(8~9라운드) 경기당 평균관중 7948명으로 이전 6~7라운드보다 약 16% 증가했다. 네이버 중계 경기당 평균 동접자수 21,446명으로 이전 6~7라운드에 비해 약 17% 증가 등의 효과도 있었다. 이로써 K리그는 일주일 내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고, 미디어 노출도 증가했다.

# ‘경기에서 콘텐츠로’, 뉴미디어와의 연계 그리고 차별화된 영상 콘텐츠

연맹은 이번 시즌 영상 콘텐츠를 강화했고, 중계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먼저 K리그2부터 손을 봤다. 기존 K리그2 중계는 경기마다 중계방송 품질 격차가 크고, 각종 그래픽(스코어보드, 선수소개, 포메이션, 대회 로고 등)부터 리플레이, 해설진까지 여러 요소들이 방송사마다 달라 K리그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어려웠다. 이에 연맹은 2019시즌부터는 K리그2 전 경기를 표준화된 ‘중계제작 가이드라인’에 맞춰 프로축구연맹이 자체 제작해 중계방송 품질의 균질화, 표준화 도모했고, 결국 안정적으로 K리그2 중계를 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K리그2 중계방송 TV채널 편성 횟수가 2018년 40경기에서 2019년 159경기로 엄청나게 증가했고, 전체 182경기 중 87%에 달했다. 여기에 중계방송 내 주요선수와 감독과의 인터뷰를 고정 편성해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뉴미디어와의 연계도 활발히 했고, 최근 SNS상의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K리그를 접하는 비율이 증가했는데 연맹은 ‘뉴미디어팀’을 신설해 뉴미디어 콘텐츠의 제작과 배포 등 변화된 흐름에 적극 대응했다. 이를 통해 K리그를 주제로 한 웹드라마 ‘투하츠’ 제작, 아프리카TV와의 제휴로 릴카, 강은비, 이주헌, 박문성 등 다양한 콘셉트의 인기BJ들이 개인방송과 K리그 경기장 직접 방문을 통해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여기에 EA스포츠 ‘이달의 선수상’ 선정 및 콘텐츠도 제작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스플릿 라운드에 있었다. 연맹은 스플릿 시스템의 장점 극대화를 위한 ‘파이널 라운드’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최종 라운드의 특별함을 강조하고 쉽게 브랜드화하여 각종 로고, 엠블럼, 제작물 등에 어울릴 수 있는 직관적인 명칭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하여, 최종 5개 라운드의 공식 명칭을 ‘스플릿 라운드’에서 ‘파이널 라운드’로 명칭 변경한 것이다. 또한, 파이널 라운드 로고 제작하여 중계방송 및 SNS 홍보에 활용했고, 연세대학교에서 팬 초청 파이널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성공적이었다. 그동안은 스플릿 라운드 돌입 이후에 오히려 평균관중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파이널 라운드로 명칭을 변경한 이번 시즌에는 이전 평균관중(8001명)보다 파이널 라운드 돌입 후 평균관중(8089명)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연맹은 변화하는 흐름에 빠르게 대처했고, K리그도 대중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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